(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며 국내 부동산 시장에 짙은 관망세가 드리우고 있다. 거래량 급감과 매매수급지수 하락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도 시장 위축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모두에 대한 유보 심리가 강해지며 거래 위축이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 국면에서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을 보류시키는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6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494건으로 시작해 2월 6550건, 3월 974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4월에는 거래량이 3362건으로 급감했고, 5월 현재 기준 30여 건에 불과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이는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정책 효과가 사라진 데다, 대선 정국과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거래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매매수급지수 역시 시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지난 3월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기준선(100)을 넘어서며 매수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98.5까지 하락해 매도세가 매수세를 앞지르고 있다. 이는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매수심리가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부동산 시장 향방을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권을 유지할 경우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야권이 집권할 경우 보유세 강화와 임대차 보호 등 규제 중심의 정책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대선 이후의 정책 기조에 따라 시장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는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심사 시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다. 이번 3단계 시행에서는 특히 고소득자일수록 대출 한도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리 인하는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긍정적 요인이나,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시장에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과열은 방지하면서도 거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선 이후 어떤 정책이 나올지 불확실할 뿐 아니라, 현재는 시장에 상승 에너지가 부족하다"며 "조기 대선 전까지는 관망세와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기다림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대선 이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발표돼야만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